“산업의 전문성을 무시한 국내 카지노산업 정책”
`카지노`란 범죄조직이 연계된 환락의 세계가 배경인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별세계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대표적 죄악 사업의 일종으로 치부됐던 카지노사업이 오늘날에는 세계 관광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담보하는 핵심요소로 재평가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복합리조트란 이름으로 진화 발전하면서 날로 치열해진 세계관광산업의 경쟁환경 속에서 이미 검증된 탁월한 산업적 효용 덕분에 각국이 적극적으로 지원, 육성하고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작금의 국내 카지노산업의 실상을 살펴보면 암울한 미래의 예견을 피할 수 없다. 최근 필자로 하여금 이 같은 비관적 전망을 느닷없이 하게 만든 극명하게 대비되는 국내외 발의 두 개의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제주도 발의 국내 소식으로 제주도청의 조직개편으로 제주도 카지노산업을 관장해온 ‘카지노정책과’가 폐과되면서 개방형 과장직을 수행해온 모 과장의 일자리 운명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대비되는 다른 하나의 소식으로는 마카오 발의 외신이 있었다. 마카오 게이밍산업을 전담하는 DIJC(도박 감사조정국)의 책임자로 30년 이상을 동일 조직에서 봉직하며 전문성을 키어온 파울로 바사로코씨를 임명했다는 것이다.
카지노산업은 업의 특성으로 여타 관광산업과는 태생적 차별성을 갖는다. 높은 수익성과 함께 중독성이 강한 사행성 관광상품이다. 게다가 영업활동 중에 현금이 실시간으로 오가며 엄격한 규칙에 의거 게임이 진행되어야 하는 까닭에 높은 완벽성(정직성)이 요구된다. 이런 맥락에서 고객, 종사자 그리고 사업자에 대한 감시와 보호가 공히 철저하게 담보되어야 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고도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력과 조직의 확보가 산업 존립의 최소 필요조건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실상은 해외 카지노산업의 선진 사례와 비교하자면 부끄러울 정도로 후진적이다. 우선 감독기관의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순환보직이란 미명 하에 주기적 인사발령으로 담당 직원과 조직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없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복잡다기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카지노산업은 각종 관련 기술개발과 제도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까닭에 카지노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인력직군은 지속적인 재교육과 자발적 연구 활동으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과거 사행행위규제법의 규제 대상이었지만, 1993년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카지노사업이 오래 전에 어엿한 관광산업의 일종으로 관련 법규에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반 대중은 물론 학계, 관계, 언론계 그리고 종사자인 당사자들 조차 부정적 인식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에, 국내 카지노산업은 산업으로서의 당연한 지원과 육성이란 정책적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졸속하게 관광산업으로 규정하고는 중장기적 산업정책도 없이 방치해 온 것이란 비판에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사료된다.
카지노산업의 원조인 미국, 스탠리 호의 독점체제를 깨고 시장을 개방한 이래 짧은 기간에 미국을 이미 추월한 중국의 마카오는 물론이고,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필리핀 카지노산업마저도 관련 법규(제도)의 완성도, 시설의 규모와 질적 수준 그리고 매출 규모에서 우리를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다.
글을 마무리하며 40년 가까이 국내외 카지노산업과 인연을 맺어 온 필자는 감히 정책 당국에 이렇게 충언하고 싶다. “이제는 국내 카지노산업을 산업으로서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육성할 것인가?를 냉철하게 판단하여 결정해야 할 시간이 도래했다.”고. . .